이제 우리에게 일상이 된 컴퓨터와 인터넷.
정보는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전달되는 유통수단을 가지게 되고, 컴퓨터를 통하면 이전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면 이제 우리는 이전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는가? 아님, 조금 더 행복해졌는가?
그도 아니면,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여유로워지긴 했는가?
공상과학 속에서 인간은 로봇을 발전시켜서 편하게 살아간다.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 때로 제기되는 문제는, 인간의 명령을 받고 지내던 로봇이 너무 똑똑해지면서 인간의 명령을 거부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현실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
생산성을 올라갔고, 능률이 올라가서, 이전보다 훨씬 풍족하게 된 것(전체 부의 합)은 분명 사실이다. 그럼에도 인간들의 일하는 시간은 줄어들지 않고, 경제적인 부는 특별한 몇몇 사람에게 돌아간다. 한 사람이 하는 일의 시간은 오히려 늘어나고, 아이러니하게 일을 하는 사람의 숫자만 줄었다. 높은 지식과 능력이 요구되는 일이 늘어나면서 배우지 못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 결국 빈부격차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렇게 우린 결코 더 행복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런 일들이 인간이 가진 사회의 문제점이지, 기술의 탓이라고 볼 순 없다.
결국 해결책은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곳에서 새로운 기술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기술이 더 좋은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 생각만해도 가슴뛰는 일 아닐까?
자, 이제 블로그 이야기.
비영리 단체 사람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IT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편이다. 제한된 비용과 인력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해당 단체의 전문적인 영역에서는 많은 노하우가 쌓이지만 인터넷/IT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문제는, 단체들이 참여를 시켜야 하거나, 지지와 설득을 해야하는 대상인 대중들은 이미 습관적으로 인터넷에 기반해서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있다. 거리에서, 팜플렛으로, 홍보책자, 뉴스레터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물론 유의미하지만 전달력에 여전히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블로그는 좋은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다. 누구나 미디어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실제보다 확실히 과장된 면이 있지만, 어쨌든 블로그는 스토리를 퍼뜨리기 꽤 괜찮은 도구이다. 실제로 많은 단체들이 단체의 이름을 걸고 블로그를 만든다.
그런데, 여기에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어가면서 '소통'하는 이유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문제는 '메시지를 단순히 노출시키는게 아니라, 정말 사람들이 잘 받아들였나'하는 부분이다. 블로그를 만들고 난뒤,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마구마구 올리거나, 혹은 보도자료/성명자료를 충실하게 퍼다가 나르겠지만 실제 거의 대부분은 '노출'되지도, '전달'되지도 않는다. 블로그에 올리고 무언가 일을 한 것 같지만 실제로 효과는 미미한 것이다. 새기술을 도입해서 일하는 사람만 더 바빠지고, 효과는 없다니 이 무슨 낭비인가?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지만, 여기에 '사람'이 빠졌다.
전단지를 붙이듯 노출만 하지말고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게 사실 더 중요하다. 우리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드는 시간만큼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고 반응해야 한다. 우리가 전달한 이야기에 반응을 보인 사람들에게는 그 글이 긍정적인 피드백이든, 부정적인 피드백이든 글을 쓸 때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인 '댓글에 답글'을 달아주는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생각할 것은, 답글이 원래 댓글을 단 사람에게 전달하는 내용이라기 보다는, 혹시 다음에 그 페이지를 보게 되는 누군가에게 설명한다고 생각하는게 좋다. 댓글을 남기고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반반이라면, 그 다음 그 글을 보는 사람이 그 댓글까지 볼 확률이 반보다는 훨씬 높으니까...)
그리고 한가지 추가하자면, 커뮤니케이션은 가급적 'XX연대(단체)'가 아니라, '김XX(사람)'으로 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단체의 이름으로 나가는 이야기에도 분명 장점이 있긴 하지만,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긴해도) 그렇게 나온 이야기에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다. '김XX'인데, 알고봤더니 'XX연대'에서 일하는 사람이 훨씬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솔직히 이런 이유로 단체 이름으로 굳이 블로그를 만들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도 해본다.
결국, 이 모든게 다 사람이 하는 일이고, 정말 그 안에 '사람'이 있어야 신뢰도 믿음도 더 많이 가는 법이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모두 한 발 전진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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