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일을 오래하거나, 그쪽에 나름의 지식을 습득해서 다른 사람보다 전문적인 영역을 구축한 사람을 우린 "전문가"라 부른다. 전문가의 능력을 보존하기 위해서 국가 / 단체에서는 자격"증"을 부여해서 인정하거나, 좀 심하게는 다른 사람들이 그 일을 하지 못하게 막아주기도 한다(전자는 흔히 볼 수 있는 자격증이겠고, 후자는 의사-변호사의 경우가 그러하다). 어떤 경우는 그냥 별다른 제재가 없거나, 혹은 전문적인 능력자체가 장벽이 되기도 한다.
조직이 크고 작음과 상관없이 일정 수준으로 성장한 회사에 일하는 것과 달리, 부푼 희망을 품고 벤쳐를 창업해서 시작단계부터 일하다 보면 (이 일을 시작하기)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경우를 맞이하게 된다. 그 자체로 너무 많은 경험이라서 나보다 어린 후배들에게도 권하고 싶지만, 대한민국의 벤쳐가 처한 환경이 그리 좋지 못한데다, 안정을 최고로 여겨서 하급공무원이라도 공무원을 최고로 생각하는 사회(보통 명절에 친척들이 모이면 더 없이 깨닫게 된다 / 아주 많은 돈을 버는 친척이 아니라면 공무원이 최고다 ^^)를 생각하면 그러기도 쉽지 않다.
아무튼 다시 전문가 이야기.
회사를 섭립하거나 투자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우리 돈으로 자본금을 늘릴 때 조차도 생각보다 많은 작업들이 필요하다. 단순히 통장에 돈을 넣는다고 되는게 아니다. 서류 몇 개 만들어서 해결되지도 않는다. 일련의 서류를 만들고, 그 중 일부는 공증도 받아야하고, 은행에 돈을 넣을 땐 반드시 수표로 넣어야 하고, 등록세는 관할 구청 세무과에서 확인해서 은행에 내야한다. 끝으로 이렇게 준비된 서류는 법원 상업등기소에 제출 해야한다. 그리고 준비된 서류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해서...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아주 피곤해진다.
이 모든 일을 대행해주는 직업도 있는데, 바로 '법무사'라는 직업이다.
법무사는 이 일련의 귀찮은 과정을 대행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국가에서 보장해주는 직업이기도 하다. 그는 전문가다. (물론 대부분의 법무사 사무실에서는 법무사가 아니라, 거기 계신 직원분이 실무를 처리해서 의뢰하고나서 법무사 얼굴 한번 보지 못한채 마무리되곤 하지만...)
최근 회사에 증자를 하면서 이전에 법무사에 맡겼던 일을 내가 대신 해봤다. 서류 몇 개 만들어서 제출하는게 뭐 어려울까 싶었고, 서류 서식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조금만 시간을 쓰면 될 것 같았고 비용도 절약될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막상해보니 만만치 않다. 왜 비용을 내서 전문가에게 맡기는지 아주 심하게 깨닫고 있다. 결론적으로 잘 처리되긴 했지만... 내가 쓴 시간 / 비용은 예상했던 것 훨씬 이상이였다.
물론 애초에 복제하기 너무 쉬운 도장을 찍어서 무언가를 인증하는 것부터, 이렇게 복잡한 절차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건 사실이지만, 어쨌든 상황은 그러하고... 전문가에게 맡기는게 훨씬 낫단 생각이다.
아웃라이어라는 책에서 말콤 글래드웰(아시겠지만, 티핑포인트라는 유명한 책의 저자)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서 독보적인 능력을 가지는데 1만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건 천재도 마찬가지여서, 모짜르트나 빌게이츠에게도 적용된다고 한다.
보통 회사에서 받는 돈은 '연봉'으로 계산한다. 1년에 지급받는 돈이며, 대게 12개로 쪼개서 한 달치로 급여(월급)을 받게 된다. 한 달에서는 다시 휴일을 제외한 근무일수로 나뉘고, 이 근무일수에 열심히 일한 대가로 생산하는 결과물과 별개로 회사는 직원에게 돈을 준다.
다시 생각하면, 결국 급여의 차이는 시간당 내는 성과물의 차이이다. 1만 시간의 노력은 지금봐서는 감이 안오는 큰 숫자이지만, 결국 그냥 생기는건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를 생각하면, 누구나 노력이 필요한 시점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때론 비용이 들더라도 전문가를 쓰고, 내가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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