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생활을 한지 1년이 조금 넘어 갑니다. 처음 온건 1년이 10개월이 지났는데, 중간에 잠깐 다른 곳에 가 있었던 탓에...
저는 최근에 3 번째 서울에서 살게 될 집을 구하게 됐습니다. 인구 1,000만1의 도시 서울. 서울은 참 넓습니다. 1년이 훨씬 지나면서 꽤 많은 곳을 가봤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안 가본 곳이 훨씬 많은 도시인데요.

이전 회사가 있어서 가장 많이 드나들었던 강남역, 전에 살던 집이 있던 역삼역과 교대앞, 한때 프로젝트가 있어서 매일 가다싶이 했던 여의도와 영등포, 지금 회사가 있는 논현-잠원-신사동, 여자친구가 살고 있는 이태원-한남동, 신촌-이대-홍대, 광화문, 명동, 종로, 예비군 훈련을 갔던 양재, 고속버스터미널, 서울역, 신림동, 대충 가본 곳이 이정도 입니다. 이렇게 많이 가봤는데... 안 가본 곳은 열거하기도 힘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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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참 서울만큼 집을 구하기 어려운 도시도 없을 것 같습니다. 웬만한 지방 도시는 물론이거니와, 우리나라의 제 2의 도시라고 할 수 있는 부산에서 작은 아파트를 구할 돈(매매)으로도 서울에서 작은 방 하나 있는 원룸을 구하기(전세) 쉽지 않은 현실을 마주하면 정말 참 말을 잊게 됩니다.

굳이 자본주의에 대해서 회의를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한편으로 어쨌든 모든 사람이 자기 한 몸 뉘울 수 있는 공간은 있어야 살아가는데, 단지 그 가장 기본적인 공간을 가지기 위해서 지불해야 하는 어마어마한 비용을 볼 때면 도대체 우리 인간이 만든 제도에서 우리가 뭘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안할 수 없습니다.

인간이 실내 활동을 위해서 괜찮은 공간은 대략 10여평 정도라고 합니다. 남한의 면적은 대략 300억 평2정도로 알려져 있으니까 인구 1인당 대략 625평3 정도 나눠가져야 하는군요. 인구 밀도 높기로 유명한 서울의 경우는 좀 더 각박합니다. 서울만 따져 봤을 때 서울의 면적은 약 1억 8천만 평4이고, 약 1천만명의 사람이 살고 있으니, 대략 18평 정도가 사람 한 명이 가져갈 수 있는 양입니다. (그런데 이게 대지를 기준으로 한 것이니까, 당연히 기술이 발달해서 아파트처럼 20~30층 높이로 짓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죠)
 
 
땅이라는게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누구의 것도 아니였을텐데... 단지 땅을 구역별로 나누고, 여긴 누구땅이라는 서류를 교환하고, 그 다음부터 시간이 지나면서 땅의 가치(땅 자체가 획기적으로 좋아지는 그런 가치보다는, 단지 땅을 돈과 교환할 때의 가치)는 점점 올라가고, 가진 사람은 더 많이 가져야 하는 현실이 됩니다. 딱히 그정도라면 그래도 나쁘지 않은데... 그 불평등이 점점 커져서 애초에 가지지 못한 사람은 그걸 가지는게, 그러니까 우리가 우리 몸을 편하게 하기 위한 공간을 차지하는 것이 한 평생을 일해야 얻을 수 있다니(대부분의 경우는 그마저도 불가능한 일이라니) 참 할 말이 없습니다.

참, 이런걸 보면 도시에 산다는게 정말 슬픈 일 아닌가요?
그냥 이런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하는건 알겠는데, 그래도 우리의 각박한 삶이 안타까운 일임은 틀림 없단 생각이 드네요. (참고로 대한민국에서 토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인구의 약 27.3% 정도라고 합니다)
   
 

  



  1. 정확히는 10,457,601명(2008년 9월 기준) [Back]
  2. 99,323km^2×(1,000m/km)^2 ×(1평/3.3058m^2) = 30,045,072,297.17 [Back]
  3. 30,045,072,297평 / 48,000,000명 [Back]
  4. 605.52km^2×(1,000m/km)^2 ×(1평/3.3058m^2) = 183,168,000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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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신은 서울에 18평을 가지고 계신가요?

    Tracked from 블로고스피어는 지금 2008/10/21 17:35

    땅이라는게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누구의 것도 아니였을텐데... 단지 땅을 구역별로 나누고, 여긴 누구땅이라는 서류를 교환하고, 그 다음부터 시간이 지나면서 땅의 가치(땅 자체가 획기적으로 좋아지는 그런 가치보다는 땅을 돈과 교환할 때의 가치)는 점점 올라가고, 가진 사람은 더 많이 가져야 하는 현실이 됩니다.<br><hr size="1" color="#aaaaaa" noshade="noshade"><span style="color: rgb(1..

  2. 고시원 2

    Tracked from ego + ing 2008/10/21 21:15

    나도 처음에는 옥탑과 고시원을 전전했었다. 고시원은 타인을 증오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이웃의 소음이, 냄새가, 존재 자체가 혐오를 부추기기 때문이다. 좁은 골방에 웅크린채 적대적 고독을 품고 있노라면 차라리 출근을 했다. 그런데 이게 어디 고시원만의 상황이겠는가? 이 나라 전체가 거대한 고시원이 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것을. 인간이 인간을 인간으로 바라보려면 최소한의 공간이라는 게 있다.공간은 인격이고 인권이다. + 고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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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스트라 2008/10/21 02:42

    새로 회사한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잘 지내나 몰겠네요^^ 머하고 삽니까 요즘?ㅎㅎ

  2. 미유 2008/10/21 09:32

    오늘따라 공감가는 슬픈 포스트가 많네용 ㅡ,.ㅡ
    서울은 정말 너무 비싸요 흑!
    전 나이들면 부산가서 살래용..

  3. hoya 2008/10/21 11:07

    그러게요. 만약 인간을 창조한 창조물이 존재한다면, 그 분이 이러한 사태를 보면 그저 웃길것만 같다는 생각이 드는건 왠지..

    • BKLove 2008/10/21 11:42

      그렇군요.
      만약 존재한다면 보면서 '뭥미?'하셨겠죠..

      내가 땅을 만들었는데, 땅이 지네꺼라고 하질 않나..
      그걸로 경제 위기를 오게 하고..
      어떤 사람은 그것때문에 죽고..
      어떤 사람은 죽을 때까지 한번 가져보지도 못하고.....

  4. 슈테른 2008/10/21 14:19

    서울을 떠나고 싶어도.. 서울에 뭐가 너무 많아요...
    기회와 문화...
    저걸 버리고 떠나기가 쉽지 않네요 전.. ^^;;;

  5. 단군 2008/10/21 19:48

    정말로 슬픈 일이지요...한 백년만 일찍 태어나고 작금의 직관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당장할 일은 바로 "땅" 을 모조리 4대문 국한으로 사 두는 일일겁니다...땅이 생활의 근본이자 삶 자체라는걸 나이 먹어가면서 더 절실히 깨달아 갑니다...거기다가 아이 한 둘 있어보세요, 아주 서러운 일이 한 둘이 아닙니다...저도 한국에는 땅 한뙤기 없습니다, 그래서 그 한을 풀어보고자 태국 변두리에 헐값으로 오천평을 장만 했습니다...우하하하...나도 이제 땅 부자다...헌데, 이거 다 팔아봐야 "좃선일보 코리아나 호텔"에서 한 일주일 묵을수 있을라나 모르겠네요...너무 의기 소침하지 마세요...기회가 올겁니다...그 기회를 잡으세요...

  6. 꼬날 2008/10/22 00:16

    비케이가 서울에 온 지 1년 밖에 안됐다는건 정말 믿기 어려운걸요? 우리 그간 정말 너무 많은 일을 한 듯? 한 5년치? ㅎㅎ

  7. 리치타이거 2008/10/22 09:34

    18평.
    서울이라 사람도 많고 물가도 비싸다고 하지만..
    이사하러 다닐때마다 서울을 떠나볼까하는 생각을 하지만..
    직업적 특성이라고 할까요? 떠나기가 쉽지 않네요..

  8. 달홍이 2008/10/22 16:05

    블로그가 예뻐요. (일단 칭찬한방.. ㅎㅎ)
    정말 집값 너무 비싸죠. 자연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정말, 땅은 그냥 땅이고 집은 그냥 쉬는 곳인데 말이에요.. 인간이 실내활동 하는데 열평정도면 괜찮군요.. 제가 지금 베란다며 화장실이며 다 합쳐서 구평짜리 원룸인데 넘 답답해요 ㅠ 18평이면 진짜 천국같을듯..!!

  9. hohoman 2008/10/23 13:36

    대한민국에서 토지를 가진 사람이 27%라면
    4인 가족 기준 가장만 가지고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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