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시작전통제권, 즉 전쟁이 났을 때 한국에서 작전중인 미군은 물론.. 대한민국의 군인을 통제하는 작전의 권한은 미국쪽에 있습니다. 한반도에 전쟁이 발생하면 전쟁시에 한국군과 미군을 통제하고, 작전명령을 하달하고, 지휘하는 모든 권한은 한미연합사령관(유엔군 사령관, 주한미군사령관)이 행사하게 됩니다. (군수와 행정, 인사 권한은 아닙니다. 군의 지휘와 관련된 문제가 그렇다는거죠. 이것때문에 작전지휘권과 다른거죠.) 전쟁시 수도방위사령부만이 한국의 독자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 작전권이 미군에 넘어간건 1950년 7월의 일입니다. 한국전쟁이 발발해서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미군(정확히 유엔군)사령관인 맥아더 장군에게 위임하였죠. 54년 11월 한미 합의회의록에 공식적으로 명시되고, 78년 11월에는 한미연합사령부가 창설되면서 유엔군의 작전통제권이 한미연합사 사령관에게로 옮겨집니다. 특히 53년의 한미 상호방위조약에서 한국군은 주로 지상군(육군)의 전력을 증강시키도록 하고, 미군(연합군)에서 공-해군의 전력을 담당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였습니다. 그래서 전쟁이 나더라도 우리는 지상군을, 미군이 해군과 공군을 지원해주는거죠.

하지만 한국 경제가 일정궤도에 오르고, 국내에서도 자주국방 첨단군대등을 목표로 지속적인 전력증강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현실에도 대부분 첨단 무기의 대외(대미)의존도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현실은 안타깝습니다.

한-미 연합지휘체계 변화, 출처: 한국일보


한참의 시간이 지난 1994년 12월 1일부로 작전통제권중에 평시작전통제권을 일부 반환해서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부대와 모든 권한이 평시에 한국이 가지게 된 것은 아니고  특수전사령부, 2군사령부 예하부대, 수도군단 예하 방위사단, 수도방위사령부에 대한 권한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94년 평시작전통제권 이양에 합의하면서 유사시 전쟁수행과 직결된 권한(CODA:Combined Delegated Authority)은 연합사령관에게 남겨두고, 유사시에 작전통제권을 부여했습니다. 여기서 CODA는 평시에 연합사령관이 전쟁 억제 기능을 수행하고, 전쟁이 발발할 경우에 전쟁 수행 능력을 보장하도록 한 것을 말합니다. 즉 ▲전시 연합작전계획 수립 및 발전 ▲연합연습 준비 및 시행 ▲조기경보 제공을 위한 연합정보관리 등의 6가지 권한을 연합사령관에게 위임했던 것이죠.

당시에도 전시를 포함하는 작전통제권의 반환에 대한 언급이 있었지만, 북핵위기등의 긴장 문제로 인해서 그 문제는 유보하고, 2010년을 전후해서 반환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군의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문제는 CODA에서 보장하는 모든 권한을 포함하는, 평/전시의 모든 작전통제권한에 대해서 한군군에게 넘겨준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개념이 아니라, 주한미군은 미국의 통제를 받고, 한국군은 한국정부의 통제를 받으면서 연합전력을 구축해 나간다는 것이 중요 골자입니다.

한국군 전력 증가 계획, 출처:한국일보


사실 문제가 되는 것은 과연 한국군이 그런 독자적인 작전을 수행할 능력이 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총들고 "탕~ 탕~" 전쟁하는 시기가 지났으니 말입니다. 탱크, 비행기, 잠수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장비들을 통합 지휘하고, 상대의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상대의 움직임을 읽을 수 있는 눈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53년의 한미 상호방위조약 이후에 한국군은 주로 지상군의 군사력 증강이 주된 목표였고, 현재에 공-해군의 능력이 많이 발전을 했기는 하지만.. 아직 완벽한 독자적인 작전 수행에는 문제가 있다게 대세적인 논리입니다. 적대국가(적대군)을 감시하고, 군대의 지휘를 도와주는 공중조기경보기(AWACS)나 해군의 이지스함, 군사용 위성 같은 첨단 장비가 아직 우리군이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군의 입장은 2011년을 전후로 해서 이런 최첨단 장비를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그때를 즈음해서 작전통제권을 환수하면 좋겠다는 입장이였는데.. 반대로 미국은 이보다 앞선 2009년에 모든 권한을 넘기겠다는 입장입니다. 뭐 현재로 미군이 반환한다고 하면, 우리나라가 안된다고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닌 듯 한데요, 이런 미국의 급박한 움직임에 대해서 정부를 비롯 군에서도 당황했을 듯 합니다.

비유를 해보면, 우리가 힘없고 싸움도 못할 때.. 북한이 놈이 쳐들어와서 죽도록 얻어 터지고 있는데.. 그때 마침 미국이라는 애가 와서 북한을 몰아내주고.. 선을 그어서 더이상 넘어오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선을 그어놓은 동안 우리가 힘을 열심히 길렀고.. 이제 대충 5년 정도 더 기르면 우리도 맞짱 뜰 정도는 될 듯 해서.. 미국한테 거들먹거렸는데.. 갑자기 미국이 3년뒤부터는 알아서 하라고 하니 말입니다.


쟁점이 되는 부분은 '작전통제권의 반환'자체라기 보다는 반환의 '시기'입니다.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작전통제권에 대한 반환 논의 자체를 중단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한반도의 긴장이 생기고, 북한의 도발 위협, 전쟁 위험 등이 커진다는 논리입니다. 그 이면에는 아직 우리가 그럴 능력이 없다는 것이죠. 또 미군의 움직임을 두고는 한미안보동맹에 금이 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주권을 가진 한나라의 군대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그 나라에 속해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런 논리가 현 안보상황에서 다소 감상적으로 들리기는 하겠지만, 어쨌든 주권국가로써 당연한 것입니다.

남-북한이 정전중에 있고 전쟁이 다시 발발했을 때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전쟁이 발발하지 않도록 전쟁을 억제하는 능력입니다. 쉽게 생각해도 상대의 군사력이나 힘이 강하면 쉽게 전쟁을 할 생각을 못할 것 입니다.. (많은 국가들이 핵무기 보유를 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략이겠죠) 특히 작전통제권이 있어야 우리가 우리의 자주국방이 세워지는게 아니라, 무엇보다 힘과 능력이 있어야 우리의 자주국방이 세워지는 것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전쟁 무기의 개발과 전력 증강을 위한 투자가 평화를 위하는 것이라는게 조금 씁쓸하긴 합니다만, 냉정하게 따져봤을 때 우려와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도 어느 정도의 자주국방 능력은 꼭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사실 3년이라는 시기는 조금 이르긴 합니다. 하지만 미군이 완전 철수하는게 아니라, 정보와 관련된 부분을 지원한다고는 할 것 입니다. 주한미군과 한국군과의 관계를 단절시키는게 아니라, 새로운 관계로 변화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물론 보수진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불안한 요소를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시기 문제에서의 견해 차이는 무언가 미국과 한국의 동맹관계의 약화라는 부분도 아예 틀린말은 아닌 듯 하네요. 하지만 그렇더라도 동북아 정세를 생각하더라도 당장 미군이 한반도를 포기할리 만무합니다. 그것도 북한같은 국가에게 말이죠. 한국-미국의 안보동맹은 쉽게 깨질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되고,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 중국 역시 한반도의 긴장을 원하지는 않을꺼라 생각됩니다. 언제나 미국의 그늘 아래만 있을 수도 없는일 아닙니까?


이런 상황에서 환수 시기가 조금 이른 것은, 정부가 미국과 협의를 통해서 우리가 원하는 시기로 조정을 하도록 노력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정부와 국방부는 조기환수를 대비해서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최소 3년이라는 목표를 가진다면, 협의가 잘 되면 더욱 넉넉할 것이고.. 그렇지 않고 조기 반환되더라도 그 문제 발생을 최소화 시킬 수 있을 겁니다. 사실 보수 진영의 말도 이해는 가지만, 다른 문제도 아닌 안보의 문제에 대해서 국론 분열보다는 우리 스스로 더욱 더 앞서 나갈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힘을 합쳐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 됩니다.

기회는 언제나 불안한 그림자가 있습니다. 큰 기회는 더욱 큰 불안을 드리우고 있죠. 이번 일이 우리에게 불안하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에게 큰 기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냉정하게 따져봐도 언젠가 우리의 독자적인 작전수행은 당연한 일이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1950년은 분명 아닙니다. 부디 이를 계기로 한국군이 부디 더 강해지기를 빌어봅니다.

여기서 하나 우려스러운 점은 이런 문제가 현재 논의 되고 있는 다른 한-미간의 문제에 옮겨갈지 모른다는 것 입니다. 특히 최근의 FTA와 관련되어서도 조금 불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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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쟁억지력과 전시작전통제권, 그리고 우리의 상황

    Tracked from bomdol 2006/08/09 19:22

    앞서의 글에서도 얘기했지만,대부분의 사람들이 국방력이 높으면 전쟁억지력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일반론에서는 맞는 얘기지만 우리는 지금 북한이라는 전세계에 비교할 곳이 없는 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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