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월드컵이 끝나면 나오는 얘기는 "왜 월드컵할 때는 그렇게 응원을 하면서.. 정작 국내프로축구 K리그는 보지않는가?" 라는 질문입니다. 그러면서 늘 "K리그를 사랑해야.. 국내축구의 발전이 있고.. 월드컵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고.. 주절.. 주절.." 얘기가 길어집니다.

여기에는 사실 명쾌하게 답이 있습니다.
K리그를 보지 않으면서, 축구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이유.. 뭐겠습니까?

당연히 사람들은 [축구]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라는 뚜렷한 [적]을 이기는 [한국인]에게 열광하고 있기때문입니다. (*태극전사.. 왜 戰士라고 하겠습니까? 단어가 만들어지는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유럽축구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이나, 이영표 선수, 미국 메이저리그의 박찬호, 김병헌, 골프의 박세리등도 다 같은 이유입니다. 우리 국민이 골프를 사랑해서 박세리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단지 박세리가 다른 나라의 대표선수들과 싸워서 이겼기때문이죠. 박지성이 어느날 사람들에게 '귀엽다'라고 느끼게 되는건.. 많이 봐서 익숙해진 것도 있겠지만, 그가 당당히 엄청나게 대단해 보였던 외국 선수들과 싸웠고, 그게 우리나라 특유의 민족주의와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사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밤잠을 설쳐서 유럽의 프로리그를 봅니다. 거기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나와서 당당하게 외국선수들과 싸우고 있지 않습니까? 그들은 어느 순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단순히 축구선수 박지성이나 맨체스터 소속의 박지성 선수가 아닌.. 대한민국 대표선수 태극전사 박지성이 되는겁니다. 뭐 다른 이유가 필요할까요?

물론 다른 스포츠에 비해서 (심지어 올림픽에 비해서도..) 월드컵을 더 사랑하는 이유를 묻자면 그건 월드컵이 가장 상업적으로 잘 꾸며진 스포츠 경기인데다가.. 온갖 미디어에서 엄청난 돈을 들여서 포장을 하고, 무엇보다 축구라는 스포츠 자체가 드라마틱한 이유까지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죠.

이런 문제를 프로경기에 가져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고질적인 '지역주의'가 깨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두 집단은, 아마도 정치인과 프로리그를 이끄는 사람들이 아닐까합니다. 만약 부산과 대구가 엄청난 경쟁을 하고 있다면, 사람들은 자신의 지역에 연고하고 있는 프로구단에 감정을 실어주겠지만.. 그런게 아니라면.. 대구FC와 부산아이파크가 싸우는데에 별다른 의미를 가지지 못할 듯 합니다. 누가 이긴들 뭐가 중요합니까? 오히려 국가대표때에 같은 팀에서 싸워서 감정을 이입하고 응원했던 선수들이 서로 대결하고 있는데, 이제는 어느팀을 응원해야 한다는 고민까지 떠안았으니 더 싫어지는 것이죠.

   
사족을 붙이면, 국내축구 발전을 위해서 외국인 선수가들어온건 좋은데.. 그러면서 문제는 사실 더 복잡해진겁니다. 인기를 끌기 위해서였다지만,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어질 요인을 하나 더 제공한겁니다. 과거 프로야구가 엄청나게 인기 있던 시절의 가장 큰 배경중에 하나는 롯데(부산)와 해태(광주)가 늘 우승을 다투던 후보였다는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니.. K리그에 사람들이 신경 안쓴다고 좀 잔소리 하지 마세요!!


(* 참.. 그러면 K리그는 영원히 인기가 없어야 하냐구요? 그건 아닙니다. 문제에 대한 답이 있지 않습니까? 답이 있으면 그 답에 맞는 해결 방안을 찾으셔야죠. 그냥 월드컵을 사랑했으니, 프로축구도 사랑해달라는 호소는 먹히지 않습니다.
워낙에 재밌는게 많은 세상 아닙니까?
사람들이 필요로하는건 스토리입니다. 축구를 사랑해야하는 스토리를 만들어주면 사람들은 프로축구 역시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박지성의 성공스토리 때문에 한국에서 밤잠설쳐가면서 영국의 프로축구를 봅니다. 인기없던 프로씨름의 최용만 선수는 K-1에 가서 국민영웅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K-1이 씨름보다 재밌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거기에는 최용만을 응원해야 하는 우리 국민의 스토리가 있습니다.

이제 아시겠죠? 프로축구의 선수들의 능력과 잔디구장, 축구전용구장..
이런것들은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스토리라는 것이죠.)  
 

트랙백을 보내세요

트랙백 주소 :: http://bklove.info/trackback/279
  1. [WC2006] K리그가 월드컵이 될 수 없는 까닭

    Tracked from 소금이의 행복한 하루 2006/07/10 12:37

    2002년의 마지막 여름, 한국과 터키와의 3.4위전이 한국에서 열렸다. 온 국민, 나아가 경기를 지켜보는 모든 이들이 하나가 된 그때, 붉은 악마측이 내건 슬로건은 바로 'CU@K리그', 즉 월드컵의 ..

댓글을 남겨주세요

  1. skyflower 2006/07/09 22:30

    저두 이것에 대해 생각하면서 예전부터 이런 생각을 해왔었는데....
    중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의 프로축구리그를 합치는건 어떨까요..??
    ㅡㅡㅋㅋ 쫌 막막한가여....재생각에는 한번 고려해볼만 한것 같은데....ㅋ

    그나저나 스킨이 바꼈네여...깔끔하고 좋은것 같습니다..^ㅡ^

    • BKLove 2006/07/09 23:01

      사실 K리그를 활성화시키는 스토리를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J리그와 합치는겁니다. 바로 스토리가 나옵니다. 유럽처럼 아시아 전체리그를 통합하는 것보다(실제로 그런게 있기도 했었지만~) 일본-한국, 한국-일본-중국.. 이렇게 통합하는게 인기를 더 많이 끌게 될 겁니다.

      경기 하나하나 마다, 싸우고 응원 해야만 하는 작은 스토리가 생기겠죠. 그렇게 응원하다보면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을테고.. 일단 한번 경기장을 찾아서 재미를 느낀 관중들은 더 자주, 많이 경기장을 찾게 되겠죠.
      그러면 진짜 양적, 질적 측면에서 발전을 하게 될 겁니다.
      (* 물론 국내 프로축구를 꼭 그렇게 발전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는가 하는 문제가 나오면.. 좀 얘기가 다르지만.. ^^!!
      그건 여기서 얘기하는 문제와는 논점이 다르니.. 무시합니다)


      문제는 J리그나 중국의 수퍼리그에서 우리와 통합하려하지는 않을꺼라는게 문제입니다. 소문에는 예전 일본 J리그와 통합하려고 얘기를 하러갔다가.. 일본에서 반대했다고 하더군요.. 사실 규모나 숫자, 운영면에서 J리그와 K리그를 비교하기는 힘들정도로 우리가 열세하니.. 그러는것도 당연하다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보다 나은 대안이 있을까 싶기도 하네요. 일단 손해를 볼 각오를 해야겠죠.

      다만 좀 더 신중을 기해서 해결점을 찾아봐야할 문제인듯 합니다.

  2. 달룡이네집 2006/07/10 00:30

    네..정말 좋은 글입니다..저도 정말 동감합니다.
    일반 사람들이 축구 경기를 A 매치 이외에는 보지 않는 이유만 않다면..해답은 단순하다고 봅니다. 바로..재미죠..
    재미를 찾을 수가 없는 겁니다. 우리도 아시아 리그나.이런것을 만들고 그리고 원정경기(유럽이나 다른 나라의 프로팀과)도 많이 한다면, K 리그 정말 발전할 수 있고, 재미있어서 사람들이 더 욱 많이 보게 될거라고 생각됩니다.

    • BKLove 2006/07/10 13:11

      그러니까요. [재미]가 문제입니다.
      문제는 [외국인을 데려온 것]도 재미를 위해서고..
      무언가 [이벤트]하는 것도 재미를 위해서인데..

      과연 그게 진짜 [재미]를 만들어냈는가 하는거죠?
      먼저 스토리와 탄탄한 구조가 있어야 하는데..
      부수적인건 다 필요없습니다.
      잔디구장이 아니라도 맨땅에서 하더라도 재미가 있다면..
      그걸로 되는건데 말이죠~

비밀글 (Ser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