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눈을 떠서 블로그를 보고 업데이트하고 그랬던 적이 있었는데… 고민 끝에 (열심히하던) 그때부터 지금까지 제 블로그의 빈 공간을 채우는 이야기, 사실 저 스스로에게 그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로 채워볼까 합니다. 제게 있었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일이면서 지금도 진행 중인 이야기… 하나는 연애이야기고, 다른 한가지는 창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그녀를 처음 만난지 이제 1년이 지나갑니다.

무척이나 더웠던 7월의 어느 날, 습기를 가득 머금은 비까지 살짝 내리던 날이였습니다. 여름에 어디 다니는 걸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무슨 생각이였는지 낯선 모임에 참가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출발전까지도 갈지 말지 망설였었죠.

쭈뼛거리며 문을 열자 이런 낯선 모임에 참석하면 늘 공간을 가득 채우는 어색한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어색한 인사와 어색한 대화들. 어색한 웃음. 어색한 칭찬. 어색한 아는 척. 그런 ‘어색함’이 가득한 자리. 그 뒤로는 자기 소개를 하는 자리까지 이어졌습니다. 역시나 어색한 자기 소개…

제 경우는 업무와 직접 연관성은 없었지만, 참여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업무와 어느 정도 연관성을 가지고 참여하는 모임이였습니다. 퇴근 후 있었던 자리였기 때문에 다들 표준적인 ‘직장인’ 복장이였습니다. 저야 뭐, 그때나 지금이나 편한 복장으로 출근하니 나름 조금 직장인처럼(!) 입으려 했었던거 같긴한데 가장 자유로운 복장이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반면, 그녀는 참여자 중 누구보다 커리어우먼스러운 복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쁜 외모에 정장스러운 옷차림. 솔직히 지금 생각하자면 그냥 그렇게 끝났으면 말도 못붙였을 것 같습니다. 나와 너무 다른 세계의 사람같았거든요.

긴 어색함의 시간을 모두 견뎌내고 자리가 끝났습니다. 이제 모임은 회의실을 떠나 호프집으로 이어졌습니다. 맥주와 소주를 채운 잔들이 서로 부딪히고 목소리는 조금씩 더 커졌고, 어색한 대화들은 조금은 더 자연스럽게 변했습니다. 물론 다음 날 이 사람들 다시 모아놓으면 다시 그 어색함으로 채워져 있겠지만… 술이 꽤 여러잔 돌았고 사람들이 약간씩은 취했고, 사람들은 자리를 정리하고 2차를 갈 사람과 집으로 돌아갈 사람으로 나누어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리고 그녀도) 2차에 남게됐죠.

그리고 약간 소수정예라는 느낌을 가지고 자리가 바로 옆 테이블에서 이어졌습니다. 1차에서도 그녀의 근접 거리에 앉아 있었지만 그녀에게 워낙 말거는 사람도 많았고, ‘일’과 관련되어서 제게 무언가를 물어보시던 분도 있었고, 한 편으로 뭔가 이런데 약간의 술기운을 빌어서 작업을 거는게 별로 흥미없단(진짜 흥미가 없었다기보단 그냥 그래 보일까봐 싫었던거죠) 표시를 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그 미소‘을 봤습니다. 너무 활짝 웃어서 가슴이 떨렸던 웃음…

힐끔거리면서 그녀를 봤고, 힐끔거리며 잔을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사실 그 다음 날 새벽부터 지방에 가야했기 때문에, 그것도 운전까지해서… 어쩌면 2차를 따라간 것부터가 무리였습니다(다음 날은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 생사를 넘나들었던 기억이…). 하지만 그 ‘웃음’이 머리에, 마음에 남아서 어쩔 수 없이 계속 자리에 있었습니다.

꽤 시간이 흘러서야 자리가 끝났고 집으로 돌아가야했죠. 돌아가는 길에 용기를 내서… 라고 말하지만, 사실 술에 취한 덕에 용기를 낼 수 있어서, 조금 더 솔직히는 ‘웃는 표정’이 계속 머리를 떠나지 않은 덕분에 용기가 났던 탓에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돌아보면 이제 거의 1년이 지나가는데… 제가 지난 1년 동안 했던 일 중에 제일 잘한! 행동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얼마 뒤, 그녀를 단 둘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