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vs 컴퓨터, 누가 더 우리의 친구일까요?
영국 성인 남녀 2천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로 사람들은 개보다는 컴퓨터를 꼽았다고 합니다. 개는 10만 년 전 쯤 늑대에서 분리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길게 보면 약 1만 5천년 전, 짧게 잡아도 최소한 9천년 전부터 인간에게 길들여서 우리 가까이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긴 시간동안 (인간은 제외, 혹은 포함하더라도)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로 불리곤했죠. 반면, 컴퓨터는 초기 컴퓨터가 2차 세계 대전 즈음 나왔으니 길어야 70년, 개인용컴퓨터(PC)는 40년, 아이폰이 나온지는 이제 겨우 4년이 됐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는 67%의 사람들은 개보다는 컴퓨터에 더 의존하고 있었으며, 반대로 개를 더 의존한다고 말한 사람은 겨우 6% 뿐이였습니다. 특히 이런 현상은 나이가 어린 경우(18~24세)에 훨씬 두드러지게 나타났다(71%가 컴퓨터를 선택)고 합니다. 조사 대상자를 개를 현재 키우는 사람들로 한정해도 38% vs 36%로 근소한 차이이긴 합니다만 컴퓨터가 앞질렀습니다. 개를 키우고 있는 남성은 개를 키우고 있는 여성보다 훨씬 컴퓨터를 동반자로 보고 있었다고(48% vs 28%)하네요. 참고로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31%의 가정에서 개를 키우고 있다고 합니다(고양이는 26%).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런 영상을 보면 참 개란 동물 이뻐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컴퓨터는 저러진 않잖아요.

 

이번 조사는 Computeractive magazine(영국 유명 컴퓨터 잡지)와 RSPCA(동물 학대 방지를 위한 왕립협회, Royal 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가 공동으로 진행했습니다. 조사를 진행한 Computeractive magazine의 편집장 Paul Allen, RSPCA의 Tony Woodley는 조사 결과에 대해 몇가지 의견을 남겼습니다.



#오히려 개의 가장 친한 친구는 인터넷?
컴퓨터 – 인터넷의 발전을 통해서 사람들은 컴퓨터를 통해서 개에 도움이 되는 훨씬 많은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되었고, 새로운 산책로나 좋은 동물병원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최근 황구 학대사건와 같은 동물 학대라든지, 애완동물을 잃어버렸을 때, 길을 잃은 애완동물을 발견했을 때 트위터를 통해서 활발하게 정보가 유통됩니다.
실제로 트위터 분석 서비스인 트윗믹스CRM을 통해서 분석한 결과, 지난 7일 동안 유기동물과 관련된 내용으로 약 2,600개의 트위터 계정에서 4,000건의 트윗이 등록되었으며(Tweet, Reply, Retweet 포함) 하루 평균으로 계산하면 447개의 트윗이 작성되고 있었습니다. 또 동물보호단체의 활동이나 동물학대 방지 캠페인, 유기견 찾아주기 캠페인 등과 같은 이슈 등에 대해서도 컴퓨터/인터넷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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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트윗이 하루 평균 447개가 유통됩니다

 

아래는 미국의 lab42라는 곳에서 만든 자료입니다. 상단의 Man’s Best Friend라는 말이 위 영국에서의 조사 결과와 묘하게 대비되네요. 14%의 개들이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정확히는 개를 키우는 사람의 14%가 개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개의 의지가 아니긴 하지만, 개의 관계망(정확히 개를 통한 주인의 관계망)이 인터넷을 통해서 확장되고, (개의 친구든 사람의 친구든) 친구를 사귀거나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터넷이 열어주는 경우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이런 것들이 다시 개에게도 긍정적인 면으로 되돌아올지는 생각해 볼 문제이지만, 인간이 개를 통해서 얻어낸 사회적인 관심과 애정, 평판이 바르게 전달된다면 개 입장에서도 더 많은 행복(더 맛있는 간식, 주인의 애정과 관심, 버림받지 않음)을 느끼게 되는 선순환 구조도 기대해봄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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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Mashable 기사에서 가져왔고 원출처는 https://lab42.com/

실제 제 경우도 각각의 경우에 대한 흥미로운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강아지를 키우는 입장에서 정보 소스로서의 인터넷에 관한 기억은 처음 강아지를 키웠을 때, 엄마 개랑 막 떨어져서인지 낑낑거려서 걱정스러웠는데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강아지 옆에 시계를 두면 규칙적인 소리 때문에 강아지가 진정한다는 정보를 얻어서 도움이 됐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애견 페이지와 관련해서 펫러브즈미에 군대에서 관리했던 군견 사진을 올리고(두 장을 올렸는데 사실 더 올리고 싶어도 사진이 더 이상 없네요), 많은 사람들의 ‘예뻐요와 댓글’ = ‘관심’을 받으니 뭔가 뿌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만약 지금 살아있고 옆에 있다면 좀 더 많은 애정을 쏟게 되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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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생각해보면… 컴퓨터와 인터넷. 이 두 가지 도구가 없다면 개와 사람이 더 가까이 지낼 수 있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네요) 적어도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서 인간이 개에 대해서(더 나아가 다양한 애완동물들에 대해서) 평균적인 지식에 쉽게 도달할 수 있게 되고, 이는 결국 개 입장에서도 컴퓨터와 인터넷의 장점 중 일부를 얻게되는게 아닐까란 생각도 해봅니다. 인터넷이 아니였으면 45만건의 강아지 수제 간식 만들기 레시피를 어떻게 유통했겠어요. 그리고 3,200개의 펫QR카드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었고, 수천개의 개 프로필 페이지들이 생겨날 수 있겠어요. 물론 개가 누리는 이런 호사도 어떤 집에서 태어났는지, 입양됐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건 인간도 어느 나라, 집에서 태어났는지에 따라 삶이 판이하게 다르니까요. 그런건 일단 패스!